코스피가 30% 이상 폭락한 뒤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평균 3년이 걸렸고, 가장 길었던 경우는 무려 10년을 넘겼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들었을 때 솔직히 등줄기가 서늘해졌습니다. 은퇴까지 3년이 채 남지 않은 제 처지에서 '3년 기다리면 된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경고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손실은 퍼센트가 아니라 '횟수'로 온다30%를 잃으면 원금을 되찾으려면 43%를 벌어야 한다는 계산, 저도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43%를 버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는 계산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퍼센트는 정확히 알면서 시간은 완전히 빼고 있었던 거죠.수년 전 제가 상장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을 때도 똑같았습니다. "조금만 오르면 본전"이라는 생각만 반복했지, 그 회복을 기다리..
은퇴가 3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저는 처음으로 제 노후 설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직면했습니다. 국민연금 예상액이 월 120만 원, 그것도 65세부터라는 사실을 확인한 날 밤, 60세부터 65세까지의 5년이라는 시간이 갑자기 아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연금저축 계좌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단순한 세금 환급 수단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소득공백기 5년, 연금저축이 방어선이 될 수 있을까주변 친구들이 "개인연금 넣고 있어?"라고 물어볼 때마다 저는 슬쩍 화제를 돌렸습니다. 부동산으로 충분히 대비했다고 스스로를 납득시켰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은퇴 시점이 코앞에 다가오고 보니 부동산은 팔기 전까지는 현금이 아니고, 월세 수익 180만 원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빠듯하다는 ..
월 30만 원을 55세부터 10년 넣고 그대로 두면 85세에 2억 5천만 원이 됩니다. 월 200만 원을 똑같이 넣어도 배수는 정확히 일곱 배로 같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멍했습니다. 은퇴까지 3년도 안 남은 저 같은 처지에도 아직 뭔가 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소득 크레바스, 막연한 두려움의 정체제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정년이 만 60세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1969년 이후 출생자 기준으로 만 65세부터 수령이 시작됩니다. 저도 그 구간에 해당하고요. 그러니까 60세에 월급이 끊기고 65세에 연금이 나오기까지 딱 5년, 들어오는 소득이 제로가 되는 공백 구간이 생깁니다.이 구간을 소득 크레바스라고 부릅니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가 갈라진 깊은 틈새를 뜻하는데, ..
53세에 처음 증권사 앱을 깐 분이 "이 나이에 시작해도 의미 있냐"고 물었을 때, 저도 처음엔 솔직히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55세에 투자를 시작해서 65세에 은퇴한 뒤 85세까지 산다면, 마지막에 꺼내 쓰는 돈은 무려 35년을 굴린 돈입니다. "10년밖에 없다"는 계산 자체가 틀린 겁니다. 저는 대학에서 기술이전과 교수 창업 지원 업무를 오래 해온 덕분에 기업 성장성을 보는 눈은 나름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신감이 독이 됐습니다. 바이오 스타트업 한 곳이 코넥스에 상장해 큰 수익을 내자, 제 판단력을 과신한 채 다른 상장 바이오 기업과 스타트업에 큰돈을 몰아넣었다가 폐업과 주가 폭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그 뼈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지금은 ..
연금저축에 ETF를 담으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떤 ETF를 어느 계좌에 넣느냐에 따라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직접 공부하면서야 겨우 깨달았습니다. 세액공제 혜택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세금을 더 내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불편한 진실을 정리해 봤습니다. 계좌 구조: 저도 한참 헷갈렸던 그 차이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저는 계좌 종류를 그냥 증권사 앱에서 만들어주는 대로 썼습니다. 일반 계좌든 연금저축 계좌든 "어차피 ETF 사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크게 다릅니다. 계좌 종류에 따라 같은 ETF라도 매매차익에 붙는 세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크게 보면 투자 계좌는 일반 계좌와 연금 계좌로 나뉩니다. 그리고 ETF는 세 가지로 ..
S&P500 ETF를 사기로 결심했다면, 절반의 결정만 한 겁니다. 어떤 계좌에서 사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엔 상품 선택에만 집중하다가 세금과 계좌 구조를 뒤늦게 들여다보고 "이걸 왜 이제 알았지" 싶었습니다. 개별 종목에서 큰 손실을 겪은 뒤에야 ETF 투자를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계좌 전략이 수익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연금저축 세액공제, 먼저 채우고 시작해야 하는 이유월 50만 원씩 S&P500 ETF에 투자하려는 분이라면, 사실 ISA냐 미국 직접투자냐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연금저축계좌입니다.세액공제(稅額控除)란 납부해야 할 세금 자체를 직접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소득에서 일부를 빼고 세금을 계산하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