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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주식에 큰돈을 넣었다가 반 토막도 아니고 그 이하로 내려앉은 걸 지켜보던 날, 저는 주식이라는 단어 자체를 멀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S&P 500 ETF 차트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연초 대비 13% 상승, 그것도 완만하게 우상향하는 그 그래프가 지금 은퇴를 3년 앞둔 제 상황과 딱 맞닿아 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왜 레버리지를 떠난 돈이 S&P 500으로 몰렸을까
혹시 올해 국내 증시의 변동폭이 어느 정도였는지 체감하고 계십니까? 코스피 지수가 연초 이후 한때 47%까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수치를 보고 저도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진폭의 주범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됐고, 실제로 규제가 시행된 이후 그 자금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 수익률의 2배 또는 3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여기서 레버리지란 지렛대 효과를 의미하는데, 오를 때는 배로 오르지만 내릴 때도 배로 내려가는 구조여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집니다. 개별 종목에 이 구조를 얹으면 하루에도 20~30% 등락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규제 이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절반이 미국에 투자하는 ETF였고, 그 1위가 타이거 미국 S&P 500 ETF였습니다. 저도 그 흐름이 신기했습니다. 왜 나스닥 100도 아니고 다우도 아니고 S&P 500이었을까요.
나스닥 100은 기술주 중심이라 성장성은 크지만 진폭도 큽니다. 반면 다우지수는 우량주 30개만 담아 안정적이지만 다소 지루한 구성입니다. S&P 500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 안에 빅테크의 성장성, 금융과 헬스케어의 안정성, 그리고 꾸준한 배당주까지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오를 때는 성장주가 끌어올리고, 흔들릴 때는 배당주와 방어주가 받쳐주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S&P 500의 1920년부터 현재까지 비율 척도 차트를 찾아서 들여다봤는데, 솔직히 그 차트 하나로 많은 고민이 정리됐습니다. 여기서 비율 척도란 절대 수치가 아닌 변화율을 기준으로 그리는 차트입니다. 쉽게 말해, 지수가 4에서 8로 오른 것과 2,000에서 4,000으로 오른 것을 똑같이 100% 상승으로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그리면 1920년대의 움직임도, 2020년대의 움직임도 동일한 스케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트에서는 전쟁도, 금융위기도, 팬데믹도 결국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눈에 보입니다.
최근 상승을 이끈 배경도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근원 CPI(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 지표)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또 하나는 AI 수혜가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를 넘어 클라우드·광통신·전력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수가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라 다 같이 벌어가는 구조, 이게 시장에서는 가장 건강한 신호로 읽힙니다.
- 나스닥 100: 기술주 중심, 성장성 높지만 변동성 큼
- 다우지수: 우량주 30개 구성, 안정적이나 상대적으로 지루한 편
- S&P 500: 빅테크 성장 + 금융·헬스케어 안정 + 배당주 방어력을 한 번에
- 타이거 미국 S&P 500 ETF: 순자산 20조 원 돌파, 아시아 S&P 500 추종 ETF 중 자산 규모 1위(출처: 네이버 금융)
절세계좌에 담아야 진짜 코어 자산이 된다
은퇴가 3년도 채 남지 않은 제 상황에서 가장 뼈아픈 현실은, 그동안 자산을 죄다 부동산에만 묻어뒀다는 점입니다. 월세 수익 180만 원이 나오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나오기 시작하는 65세까지의 공백 기간이 문제입니다. 월급과 임대 수입이 사라지는 그 5년, 어떻게 메울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결국 금융 자산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S&P 500 ETF를 코어 자산으로 가져가기로 결심했을 때, 다음으로 고민한 것이 바로 어떤 계좌에 담느냐였습니다. 일반 위탁 계좌에서 ETF 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소득세로 15.4%를 즉시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연금저축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활용하면 과세가 이연됩니다.
여기서 과세 이연이란 지금 당장 세금을 내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까지 세금 납부를 미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금을 내지 않은 그 돈이 계속 재투자되어 복리로 불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같은 원금으로 훨씬 큰 자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 시점에 적용되는 연금소득세율은 3.3~5.5%로, 일반 계좌의 15.4%보다 훨씬 낮습니다(출처: 국세청).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도 제가 직접 확인해봤는데, 구조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ISA란 하나의 계좌 안에서 예금·펀드·ETF 등을 묶어 통합 관리하며, 수익 200만 원(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절세 전용 계좌입니다. 일반 과세율 15.4%와 비교하면 초과분도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더불어 연금저축, IRP, ISA 세 계좌 모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 소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은퇴 이후에는 생각보다 중요해집니다. 금융 소득이 건보료를 끌어올리면 실수령액이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 세 가지 계좌의 구조 차이를 모르고 그냥 일반 계좌에서 투자했다면, 은퇴 후 건보료 고지서를 받아들고 당황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9~10월에는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와 연준의 점도표 발표 이슈가 시장을 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점도표란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점으로 표시한 도표로,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6월 점도표에서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던 만큼, 9월 발표 내용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변동성을 두려움으로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100년짜리 차트가 보여주듯, S&P 500은 흔들릴 때마다 결국 더 높이 올라왔습니다. 지금 단기 수익률보다 10년 후의 복리 효과와 절세 혜택을 함께 계산하는 편이 훨씬 이성적인 접근이라고 제 경우엔 판단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P 500 ETF는 나스닥 ETF보다 수익률이 낮지 않나요?
A. 단기 구간만 잘라서 보면 나스닥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변동성도 함께 큰 편이라, 급락장에서 버티는 멘탈 비용이 상당합니다. S&P 500은 빅테크 성장성에 배당주·방어주 완충 구조가 더해져 있어, 장기 보유 시 실질 체감 수익률 면에서 나스닥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S&P 500이 나스닥보다 먼저 전고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Q. 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에 먼저 넣는 게 유리한가요?
A. 두 계좌 모두 과세 이연과 세액공제 혜택이 있지만, IRP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됩니다. 반면 연금저축은 ETF를 100% 담을 수 있어 S&P 500 ETF 집중 투자에는 연금저축이 더 유연합니다. 연금저축 연 600만 원, IRP 합산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를 확인하고 순서를 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50대 후반에 S&P 500 ETF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A. 저도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은퇴 이후에도 투자 기간은 20년 이상 남아 있습니다. S&P 500의 역사적 데이터를 보면 10년 단위로 손실로 끝난 구간이 없습니다. 지금 시작해도 절세계좌를 통한 복리 효과는 충분히 작동합니다. 늦었다는 판단보다 지금 가진 현금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더 실질적인 질문입니다.
Q. ISA 계좌에서 S&P 500 ETF 투자 시 비과세 한도는 얼마인가요?
A. 일반형 ISA 기준으로 순수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이고,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됩니다.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비과세 한도가 400만 원으로 높아집니다. 의무 가입 기간은 3년이며, 만기 시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하면 추가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연계 활용이 효과적입니다.
결론
바이오 주식 손실을 경험한 뒤 저는 한동안 투자라는 단어 자체를 회피했습니다. 그런데 그 회피가 오히려 노후 준비를 더 늦췄다는 걸 이제야 체감하고 있습니다. S&P 500 ETF는 단기 대박을 노리는 상품이 아닙니다. 100년 가까운 역사 동안 전쟁과 공황과 팬데믹을 뚫고 우상향해 온, 가장 검증된 코어 자산입니다.
지금 제가 선택한 방향은 현금 자산 일부를 연금저축과 ISA 계좌에 나눠 담고, 타이거 미국 S&P 500 ETF를 매월 분할 매수하는 것입니다. 9~10월 변동성이 와도, 그게 오히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수익성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변동성 대신 복리와 절세를 택한 것입니다. 은퇴 후 소득 공백기를 메울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여기 있다고 제 경우엔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