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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주식 하나로 투자금의 95%를 날려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저는 한동안 주식 앱을 아예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별 종목 말고, 분산 투자되는 ETF는 어떨까?" 그렇게 찾아보다가 1억 원으로 월 100만 원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접했고, 반신반의하면서 구체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연금저축 계좌, 그냥 노후 대비용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연금저축 계좌를 오랫동안 그냥 세금 조금 아끼는 용도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직접 수치를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연봉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연금저축 계좌에 600만 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에서 99만 원을 돌려받습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16.5%입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 안팎인 상황에서, 납입과 동시에 확정적으로 16.5%를 챙긴다는 건 다른 어떤 투자에서도 보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과세 이연(tax deferral)입니다. 과세 이연이란 지금 당장 세금을 내는 대신, 훗날 연금 수령 시점으로 납세를 미루는 것을 뜻합니다. 일반 위탁 계좌에서 미국 ETF 배당금을 받으면 15.4%의 세금이 즉시 원천징수됩니다. 100만 원을 받아도 손에 쥐는 건 84만 6,000원입니다. 반면 연금저축 계좌 안에서는 배당금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이 차액이 다시 재투자되어 복리로 불어나면, 10년 20년 뒤 자산 격차는 상당히 커집니다.
또 한 가지, 소득이 없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납입 원금은 언제든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습니다. 전업주부나 이미 은퇴한 분들도 이 점에서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왜 진작 이걸 제대로 몰랐을까" 싶었습니다(출처: 국세청).
- 연 600만 원 납입 시 세액공제 99만 원 → 수익률 환산 16.5% (연봉 5,500만 원 이하 기준)
- 과세 이연 효과: 배당금에 대한 세금을 연금 수령 시점까지 미룸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은 중도 인출 시 세금 없음
- IRP와 합산 시 연 900만 원까지 세제 혜택 적용 가능
커버드콜 ETF, 강남 빌딩 월세 구조를 주식으로 만든 것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개별 종목 한두 개에 집중했습니다. 특허법인에서 일하던 시절, 납품 계약 소식을 듣고 매수했다가 거의 제자리를 맴돌았고, 바이오 주식에서는 투자금의 95%를 잃었습니다. 반면 지인 교수님의 창업 주식에서는 액면가 매수로 상당한 수익을 냈습니다. 결국 개별 종목이란 정보와 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 경험 때문에 지금 ETF에 관심이 가는 것은 저로서는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이번에 알게 된 전략의 핵심은 커버드 콜(Covered Call)입니다. 커버드 콜이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그 주식을 일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즉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현금)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건물주가 빌딩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서 동시에 세입자로부터 월세를 받는 구조와 같습니다. 주가 상승 시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매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에 타겟 프리미엄 전략이 더해집니다. 타겟 프리미엄(Target Premium)이란 목표 수익률을 미리 설정하고 그에 맞게 옵션 매도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단순 커버드 콜이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단점이 있었다면, 초단기 옵션을 활용한 데일리 커버드 콜 구조는 상승장에서도 지수 흐름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국내 상장 ETF로 운용하면 연금저축 계좌 안에서 매매가 가능하고, 달러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환전 수수료가 사라지는 것도 실질 수익률에 영향을 줍니다(출처: 네이버 금융 ETF 목록).
ETF 포트폴리오 3종, 1억을 5:3:2로 나누는 이유
제가 이 구조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느낀 부분은 단 하나의 ETF를 몰아 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상품도 한 바구니에 전부 담으면 어떻게 되는지, 저는 바이오 주식으로 이미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1억 원을 5:3:2 비율로 세 종목에 나눠 담는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5,000만 원은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에 배분합니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면서 매일 옵션을 매도해 연 15% 배당을 목표로 하는 상품으로, 월평균 약 64만 원의 분배금이 기대됩니다. 포트폴리오의 주력 엔진 역할입니다.
3,000만 원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에 넣습니다. 코카콜라, 펩시 같은 미국 대형 배당주에 투자하는 SCHD의 한국판 구조에 커버드 콜을 결합한 상품입니다. 나스닥이 크게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 전체를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월평균 약 25만 원 수준이 시뮬레이션됩니다.
나머지 2,000만 원은 KODEX 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에 배분합니다. 테슬라의 높은 변동성을 활용해 옵션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고, 채권을 혼합해 IRP 계좌에서도 100% 편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월평균 약 25만 원이 더해져 세 종목 합산 시 월 세전 약 115만 원의 분배금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제가 솔직히 짚어두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과거 배당 이력과 목표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커버드 콜 ETF는 시장이 급등할 때 일반 주식 ETF보다 수익이 제한되고, 시장이 크게 하락하면 분배금과 무관하게 원금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ETF도 원금과 배당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전에 자신의 생활비 규모와 위험 감수 수준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제 경험상 이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득이 없으면 연금저축 계좌를 만들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요?
A. 세액공제를 받지 못해도 과세 이연 효과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배당금의 15.4%가 즉시 세금으로 빠져나가지만, 연금저축 계좌 안에서는 그 세금이 유예됩니다. 복리 효과를 생각하면 이 차이가 장기적으로 상당히 커집니다. 또한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 원금은 중도 인출 시 세금이 없어, 사실상 비과세 통장에 가깝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커버드콜 ETF는 일반 ETF랑 뭐가 다른 건가요?
A. 일반 ETF가 지수 상승에 따른 자본 이익을 목표로 한다면, 커버드콜 ETF는 보유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매월 프리미엄(현금)을 수취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건물 가격 상승만 기다리는 대신 월세도 함께 받는 방식입니다. 대신 시장이 크게 오를 때 상승분 일부를 포기하게 됩니다.
Q. 연금저축 계좌에서 중도 인출하면 세금 폭탄 맞는 거 아닌가요?
A.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 수익을 중도 인출할 때는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은 이 페널티 없이 인출할 수 있습니다. 인출 순서는 세금이 없는 돈부터 나오기 때문에, 납입 이력을 미리 정리해두면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세금 부담 없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Q. 미국 ETF를 직접 사면 안 되나요? 굳이 국내 상장 ETF를 사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연금저축 계좌에서는 QQQ, JEPI 같은 미국 직상장 ETF를 직접 편입할 수 없습니다. 과세 이연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국내에 상장된 ETF를 매수해야 합니다. 국내 상장 ETF는 환전 수수료도 없고 낮 시간에 거래할 수 있어 관리 편의성도 높습니다.
결론
개별 주식으로 큰 수익도, 큰 손실도 겪어본 입장에서 솔직히 말하면, 이 포트폴리오 구조가 처음에는 너무 좋아 보여서 의심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연금저축의 과세 이연 효과와 커버드콜 ETF의 현금 흐름 구조가 실제로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분명히 말해두고 싶습니다. 시뮬레이션 수치는 어디까지나 과거 데이터와 목표 기준일 뿐이고, ETF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투자 상품입니다. 하이브리드 인컴 모델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생활비 규모와 위험 감수 수준을 먼저 점검한 뒤 접근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저도 당장 전액을 옮기기보다, 연금저축 계좌 개설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