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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에서 한 번 크게 데이고 나니, 그 뒤론 주식 차트 보는 것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 커버드콜 ETF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은퇴까지 3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달 통장에 꽂히는 현금흐름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ETF 데이터를 살펴보며, 국내형과 미국형 커버드콜 상품을 직접 비교 정리해 봤습니다.

국내형 커버드콜 ETF — 코스피200에 옵션을 얹는 방식
저도 처음엔 커버드콜이라는 단어가 낯설었습니다. 커버드콜(Covered Call)이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그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 수익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은 들고 있으면서, 일정 가격 이상의 상승분은 포기하는 대신 매달 현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시장이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움직일 때 특히 강점을 발휘합니다.
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20개 ETF 안에 국내 커버드콜 상품이 여러 개 포함되었는데, 제가 주목한 상품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 KODEX 200 커버드콜 액티브 — 코스피 200 편입 종목 중 약 100개를 선별해 담고, 주주환원·자사주 매입 기업 위주로 구성. 5% OTM 위클리 콜옵션 전략 적용
- TIGER 배당 커버드콜 액티브 — 코덱스 상품과 구성 결이 거의 같으나, 기간별 수익률 비교에서 일부 구간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인 상품
- KODEX 200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 — ATM(At The Money) 방식으로 현재가 기준 콜옵션을 매도, 연간 15% 프리미엄을 목표로 운용
- RISE 코리아 밸류업 위클리 고정 커버드콜 —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담고, 콜옵션 매도 비중을 30%로 고정. 연 분배율 약 38%, 순자산 2,500억 원
- KODEX 금융고배당 TOP10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 —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외, 금융주 중심 구성
여기서 OTM(Out of The Money)이란, 현재 주가보다 높은 행사가격에 옵션을 파는 방식입니다. 5% OTM이라면 주가가 5%까지 오르는 건 그대로 수익에 반영되고, 그 이상 오를 때만 상승분을 포기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ATM(At The Money)은 현재 가격 기준으로 바로 옵션을 매도해 더 자주, 더 많은 프리미엄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제 경험상, 이 두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분배율 숫자만 보고 상품을 고르면 나중에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저처럼 개별 종목에서 한 번 실패한 분이라면 특히, 구조를 먼저 이해하는 게 순서라고 봅니다.
금융고배당 TOP10 상품은 1년 수익률 차트를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플랫하게 움직여왔습니다. 커버드콜 전략 없이 금융 고배당 관련 ETF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가고 싶은지에 따라, 나머지 네 개 상품 중에서 고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느꼈습니다.
미국형 커버드콜 ETF — 나스닥100을 담으면서 분배금 받기
솔직히 미국형 상품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스닥 지수 자체는 최근 꽤 좋은 흐름을 보였는데도, 원화 기준으로 운용되는 국내 상장 미국형 ETF들의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별도로 차단하는 장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화 강세 구간에서는 달러 자산의 가치가 원화로 환산되면서 수익률이 깎입니다. 이 부분은 투자 전에 반드시 인지해야 할 구조적 특성입니다.
제가 이번에 살펴본 미국형 커버드콜 상품은 네 가지입니다.
- TIGER 미국나스닥100 타겟 데일리 커버드콜 — 나스닥100 기술주 100개 담고, 연간 15% 프리미엄 목표로 콜옵션 매도 비중을 그때그때 조절. 순자산 약 2조 3천억 원
- RISE 미국테크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 — 콜옵션 매도 비중을 10%로 고정, 나머지 90%는 지수 상승을 그대로 추종
- KODEX 미국나스닥100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 — 나스닥100 기반, 순자산 규모 상위권
- KODEX 미국배당 커버드콜 액티브 — S&P 500을 따르는 상품. 순자산 약 1조 6천억 원. 단, 기간별 수익률에서 나스닥100 추종 상품들 대비 뒤처지는 구간이 많았음
기간별 수익률 흐름을 살펴보니, S&P 500을 따르는 KODEX 미국배당 커버드콜 액티브는 지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구간이 상당히 눈에 띄었습니다. 반면 TIGER 미국나스닥100 타겟 데일리 커버드콜과 RISE 미국테크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은 나스닥100 지수와의 괴리가 크지 않으면서도 분배금을 꾸준히 지급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었습니다.
데일리 커버드콜(Daily Covered Call)이란, 매일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주간(위클리) 방식보다 더 자주 프리미엄을 수취하지만, 그만큼 상승장에서 수익을 조금씩 포기하는 빈도도 높아집니다. TIGER 상품처럼 프리미엄 타겟을 연 15%로 고정해두면, 분배금이 예측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은퇴 후 현금흐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바로 이 예측 가능성입니다.
한국거래소(KRX) 통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200조 원을 넘어섰으며(출처: 한국거래소), 그 성장세 속에서 커버드콜 ETF의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접하면서 저 혼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분배율만 보면 안 되는 이유 — 제가 직접 확인한 체크리스트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커버드콜 ETF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눈에 담는 숫자가 연 분배율입니다. RISE 코리아 밸류업 위클리 고정 커버드콜의 연 분배율이 약 38%라는 데이터를 봤을 때 저도 처음엔 반사적으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더 들여다보니, 분배율 이면에 확인해야 할 것들이 꽤 많았습니다.
연 분배율은 최근 분배금을 기준으로 12개월을 곱해 추산한 값입니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제 분배금은 달라질 수 있고, 콜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저변동성 구간에서는 분배율이 뚝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높은 분배율을 유지하려면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어느 정도 변동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제가 상품을 비교할 때 실제로 확인하는 항목들
- 기초지수 추종 오차율 — 커버드콜 전략을 취하면서도 기초지수를 얼마나 밀착 추종하는지를 수익률 차트로 직접 비교
- 콜옵션 매도 비중 — 10% 고정(RISE 미국테크100)과 30% 고정(RISE 코리아 밸류업), 또는 타겟 프리미엄에 따라 유동 조절(TIGER 타겟 데일리) 등 방식에 따라 상승장 참여율이 다름
- 총 보수 — 운용사별로 보수 차이가 장기 수익률에 복리로 영향을 미침. 반드시 확인
- 배당 지급 시기 — 대부분 월배당이지만, KODEX 200 타겟 위클리 커버드콜은 매월 중순 지급이라는 점이 현금흐름 계획에 유리할 수 있음
- 순자산 규모 — 규모가 작을수록 유동성 리스크와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짐. 최소 1,000억 원 이상 확인 권장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서비스에서는 ETF별 총 보수와 기간 수익률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제가 직접 써봤는데, 운용사 홈페이지를 일일이 뒤지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상품 간 비교가 됩니다.
앞으로 저는 S&P 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일반 지수 ETF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두고, 커버드콜 ETF는 현금흐름을 보완하는 일정 비중으로만 활용할 생각입니다. 은퇴 후 월급이 끊기면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도 하거든요. 전부를 커버드콜로 가져가기보다, 상승장 참여 여지를 일부 남겨두는 구성이 지금 제 상황에는 더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커버드콜 ETF는 상승장에서도 수익이 나나요?
A. 납니다. 다만 일반 지수 ETF보다는 상승폭이 제한됩니다. OTM 전략(5% 아웃오브더머니)을 쓰는 상품이라면 기초지수가 5%까지 오를 때는 그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하고, 그 이상에서만 수익 일부를 포기합니다. 강한 상승장보다 박스권 또는 완만한 상승 구간에서 더 강점을 발휘하는 구조입니다.
Q. 연 분배율 38%면 그냥 다 여기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A. 저도 처음에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연 분배율은 최근 분배금을 12개월로 곱해 추산한 수치라 시장 변동성이 낮아지거나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실제 분배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분배율 하나만 보고 몰빵하면 원금 훼손과 분배금 감소가 동시에 오는 구간을 만날 수 있으니, 일반 지수 ETF와 분산 구성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Q. 국내형과 미국형 커버드콜 ETF 중 뭐가 더 낫나요?
A.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환율 변동 리스크 없이 안정적 분배금을 원한다면 국내형이, 나스닥100의 장기 성장성을 함께 가져가고 싶다면 미국형이 적합합니다. 미국형은 환헤지가 없어 원화 강세 구간에서 수익률이 깎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Q. 은퇴 준비용으로 커버드콜 ETF 비중을 얼마나 가져가면 좋을까요?
A. 개인 상황마다 다르지만, 제 경우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커버드콜 ETF가 현금흐름 보완 역할을 하도록 일부 비중으로만 가져갈 생각입니다. 나머지는 일반 지수 ETF로 성장성을 유지하는 방식이 은퇴 전환기에 더 균형 잡힌 구성이라고 봅니다. 은퇴가 임박할수록 분배금 안정성이 중요해지므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개별 종목에서 크게 실패한 이후 저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구조를 모르는 상품에는 돈을 넣지 않는다.' 커버드콜 ETF는 그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은퇴를 앞둔 제 상황에 꽤 잘 맞는 도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성장만 좇지 않아도 되고, 매달 분배금으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정리하면, 코스피200 기반 커버드콜을 원한다면 KODEX 200 커버드콜 액티브 또는 TIGER 배당 커버드콜 액티브를, 밸류업·배당주 비중을 원한다면 RISE 코리아 밸류업 위클리 고정 커버드콜을 살펴볼 만합니다. 미국 나스닥100에 커버드콜을 얹고 싶다면 TIGER 미국나스닥100 타겟 데일리 커버드콜이나 RISE 미국테크100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이 지수 추종력과 분배율 균형 면에서 비교적 나아 보입니다. 단, 어떤 상품이든 분배율 숫자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총보수와 콜옵션 매도 비중, 기초지수 추종 오차를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