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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식이 하루 만에 5.9% 빠졌다는 뉴스를 보면서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 바이오 개별 종목에 넣었다가 아직도 회복을 못 한 돈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하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AI 주식이 다 같이 무너진 게 아니었습니다. 시장이 이미 옥석을 가리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고, 그게 오히려 저한테는 공부할 신호로 읽혔습니다.
AI 투자 전환기 — 반도체 다음은 어디인가
주변에서 "AI 주식은 이미 너무 올랐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S&P 500 기업 중에서 AI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곳은 40%에 달하지만, 측정 가능한 효과를 낸 기업은 25%, 실제 이익에 반영된 곳은 고작 2%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AI를 많이 쓸수록 수익도 함께 오를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성적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S&P 500의 EPS(주당순이익, 기업이 주식 한 주당 얼마를 벌었는지 나타내는 핵심 수익 지표)가 31% 증가했는데, 그 이익의 72%가 기술 섹터에서 나왔고 그중 AI 인프라, 즉 반도체를 파는 기업들이 54%를 차지했습니다. 중위값은 14%에 불과했으니 이익이 특정 분야에만 몰린 셈입니다.
이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캐펙스(CAPEX, 기업이 미래 수익을 위해 투자하는 설비·인프라 비용)는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예전만큼 탄력이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시기는 돈이 다음 구간을 찾아 이동하는 직전 신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AI를 파는 기업에서 한 차례 급등이 나왔다면, 이제는 AI를 실제로 활용해 돈을 버는 기업에서 그 다음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Anthropic 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발언하고, 여기에 여러 인사들이 동조하면서 반도체 지수가 단 하루에 5.9% 빠졌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 5%, WTI 유가 100달러까지 겹쳤으니 공포 심리가 커진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같은 날 데이터독이나 팔란티어 같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습니다. 시장이 단순히 AI에 돈을 쏟는 기업과, AI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분산투자 관점에서 본 4개 기업 분석
제가 과거에 바이오 개별 종목으로 큰 손실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업 하나하나를 고르는 방식보다는 어떤 방향이 맞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네 개의 기업 사례가 각각 다른 AI 활용 유형을 보여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첫 번째는 월마트입니다. 직원 210만 명을 고용한 기업이 AI로 인건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AI를 다루는 역할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올해 직무 이동이 10만 건 진행됐고 이를 조기 달성해 내년까지 20만 건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마이어시스턴트, 마이마트, 코드퍼피, 엘리먼트 같은 사내 AI 툴이 실제 실무에 투입되고 있고, 특히 고객 대상 AI인 스파키는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 개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소비 둔화와 유가 상승이라는 외부 악재로 주가가 5월 이후 계속 눌려 있는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독(Datadog)입니다. 데이터독은 기업의 서버, 클라우드, 앱에서 발생하는 로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옵저버빌리티(Observability, 시스템의 내부 상태를 외부 로그와 지표만으로 파악하는 능력) 플랫폼입니다.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처리해야 할 로그와 보안 데이터도 함께 폭증하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많아질수록 데이터독의 사용량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구조입니다. 에이전트가 만들어 낸 매출 비중이 2022년 1%에서 작년 말 11%까지 늘었고, 6개월 만에 관련 사용량이 10배 증가했습니다. 7월에 S&P 500에 편입되면서 박스권 하단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팔란티어입니다. 팔란티어의 핵심은 온톨로지(Ontology) 시스템입니다. 온톨로지란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시스템과 프로세스 사이의 관계를 하나의 연결된 지도로 구성해 AI가 맥락을 이해하며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엔비디아가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협력사까지 확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온톨로지가 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게 새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110달러까지 빠졌던 주가가 현재 170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네 번째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일라이 릴리(Eli Lilly)입니다. AI가 60년간 인류가 발견한 단백질 구조 19만 개를 넘어 2억 개를 예측해 낸 사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라이 릴리는 엔비디아와 5년간 최대 10억 달러를 투자해 GPU 116개를 투입한 AI 팩토리를 구축했고, 자율 시험 시스템까지 연결해 신약 후보 탐색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습니다(출처: Eli Lilly Investor Relations).
네 기업의 AI 활용 유형 비교
- 월마트 — 대체형 AI: 사람이 AI를 관리하는 역할로 전환, 비용 절감보다 효율 극대화
- 데이터독 — 에이전트 AI: AI 에이전트 증가에 비례해 사용량이 늘어나는 인프라 수혜 구조
- 팔란티어 — 통합·통제 AI: 온톨로지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 AI 주권 확보 지원
- 일라이 릴리 — 발견형 AI: 신약 개발 전 과정을 AI 공장으로 전환, 시간과 비용 동시 단축
ETF 활용 — 은퇴를 앞둔 투자자의 실전 접근법
일반적으로 AI 투자는 개별 종목을 직접 골라야 수익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개별 종목은 올라갈 때 크게 오르지만, 틀렸을 때의 손실도 비례해서 커집니다. 저처럼 바이오 종목에서 한 번 크게 데인 사람이라면 그 현실을 체감으로 알 겁니다.
은퇴까지 3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현금 자산 약 2억 원 중 일부를 ETF로 분산 투자하는 방향이 저한테는 맞는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연금 수령이 65세부터 시작되니, 은퇴 후 약 5년의 공백 기간을 채울 수 있는 성장 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공부해 본 ETF 선택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AI로 인한 노동 생산성 대체가 진행된다고 본다면 XLP ETF가 소비재 섹터 전반을 담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증가와 사용량 확대를 기대한다면 CLU ETF가 관련 기업들을 묶어 놓고 있습니다. 기업 AI 통합 소프트웨어 전반에 관심이 있다면 IGV ETF가 있는데,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팔로알토, 클라우드스트라이크, 포티넷, 데이터독 같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AI를 통한 신약 개발이 기대된다면 XLV ETF로 헬스케어 섹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출처: iShares XLV ETF 공식 페이지).
IDC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AI 에이전트 수는 2029년까지 1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서 AI 에이전트란 사람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형 AI 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에이전트가 10억 개 규모로 성장한다는 건, 기업 입장에서 사람이 아닌 AI가 새로운 고객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흐름을 데이터독과 팔란티어는 직접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고, IGV ETF는 그 수혜를 분산해서 담는 구조입니다.
다만 데이터독과 팔란티어는 현재 주가가 이미 기대를 상당히 반영한 수준이라 시장 전체가 조정받을 때 분할 매수를 고려하는 편이 낫다고 보입니다. ETF는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낮고 장기 적립식 투자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연금 계좌와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 저한테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반도체 주식이 빠지는데 지금 AI 관련 ETF를 사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빠지면 AI 주식도 다 같이 빠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이번 하락을 살펴봤더니 데이터독이나 팔란티어처럼 실제 AI 활용 기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습니다. AI 인프라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ETF와, 소프트웨어·데이터 기반 ETF는 하락 폭이 다를 수 있습니다. 분할 매수로 시작해서 시장 조정을 활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IGV ETF가 소프트웨어 ETF라고 하는데 AI랑 무슨 관계가 있나요?
A. IGV ETF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모아 놓은 ETF인데, 실제로 담겨 있는 기업을 보면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스트라이크, 데이터독 등 AI로 직접 수익을 내거나 AI 에이전트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ETF가 아니라 AI 전환 수혜 기업들을 함께 담는 구조로 보면 됩니다.
Q. 팔란티어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면 늦은 건 아닐까요?
A. 110달러에서 170달러까지 회복된 건 맞고, 현재 주가에는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입니다. 엔비디아 공급망 전체로 온톨로지가 확산될 경우 새 시장이 열릴 수 있지만, 그만큼 기대가 꺼질 경우의 리스크도 있습니다. 관심 종목으로 두었다가 시장 전체 조정 시 진입하거나, ETF를 통해 비중을 낮춰 접근하는 것이 제 경험상 부담이 덜했습니다.
Q.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 공백 기간을 ETF 배당으로 메울 수 있나요?
A. XLV나 XLP 같은 헬스케어·소비재 ETF는 성장성과 함께 일정 수준의 배당도 함께 제공합니다. 다만 AI 테마 ETF는 성장 중심이라 배당 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은퇴 공백 5년을 배당으로 보완하려면 배당 ETF와 성장형 ETF를 병행해서 구성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결론
AI 투자의 무게중심이 반도체에서 실제 활용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이번 공부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월마트, 데이터독, 팔란티어, 일라이 릴리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AI를 수익과 연결하고 있고, 이 네 가지 방향 중 어디에 베팅할지는 결국 각자의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저처럼 은퇴를 3년 앞두고 과거 개별 종목 투자에서 손실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확신보다 분산이 먼저입니다. IGV나 XLV 같은 AI 테마 ETF로 방향을 잡고, 시장 조정을 기다려 분할 매수하는 방식이 제 상황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어떤 앱을 만들지 고민했던 것처럼, 지금은 AI 시대에 어떤 자리에 서 있을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