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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주식 팔아야 할까 (금리상승, AI성장, 분산투자)

수복강녕 2026. 9. 15. 06:58

목차


    금리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공식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큰 수익을 냈다가 처참하게 잃고 나서, 그나마 반도체 우량주와 ETF로 조심스럽게 돌아온 지금 — 다시 금리 상승 뉴스가 뜨자마자 또 손이 멈칫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습니다. 금리는 오르고 있는데 시장은 버티고 있었고, 외국인은 오히려 사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파고들었더니, 제가 20년 넘게 당연하게 여겼던 공식 하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리인상과 주식시장의 상관성

    금리 상승이 무조건 위험하다는 공식, 지금도 맞을까

    제가 대학에서 기술이전 업무를 하면서 처음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했을 때, 운 좋게 코넥스 상장 차익을 얻었습니다. 그 경험이 화근이었습니다.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확신이 생겼고, 이후 상장 바이오 기업과 비상장 스타트업에 줄줄이 투자하다가 상당수에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 폐업으로 투자금을 전부 날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때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확신이 강할수록 한 번 더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금리와 주식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투자의 기본 공식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이 논리의 뿌리는 주식의 가치평가 방식에 있습니다.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것인데, 이때 쓰이는 할인율(Discount Rate)이 금리와 연동됩니다. 여기서 할인율이란 "미래의 돈을 지금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의미합니다. 금리가 3%에서 5%로 오르면, 기업의 이익이 그대로일 경우 주가는 수십 퍼센트 조정을 받아야 이론적으로 맞습니다.

    그런데 이 공식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이 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입니다. 제가 직접 시장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것은, 최근의 국면은 그 단서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7% 수준까지 올라왔음에도(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넘나들고 AMD, 인텔, ARM 홀딩스 같은 CPU 기업들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란 분쟁이 재확산되는 와중에도 국내 자산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학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20~30년 동안 주식 시장은 성장 동력이 특정 섹터에 한정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경기 사이클이 일정한 진폭을 반복했습니다. 케인지안(Keynesian) 경제 이론에 따라 돈을 풀면 경기가 살아나고, 금리를 올리면 다시 위축되는 패턴이었습니다. 여기서 케인지안 이론이란 정부가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해 경기를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거시경제학의 핵심 흐름입니다. 그 시절의 공식이 지금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제 경험상 좀 다릅니다.

    • 과거 금리 상승 국면: 성장 동력 부재 → 경기 수축 → 기업 이익 감소 → 주가 하락
    • 현재 금리 상승 국면: AI 산업 주도 생산 증가 → GDP 성장 지속 → 기업 이익 확대 → 주가 지지
    • 미국 실업률 4.1% 수준 유지, 분기 GDP 성장률 1.5% 이상 기록 중 — 고용과 성장이 동시에 유지되는 상황
    • 일본의 금리 인상 역시 시장이 이미 90% 이상 확률로 예고된 상황 — 예견된 악재는 충격이 제한적
    요약: 금리 상승이 주식에 해롭다는 공식은 기업 이익이 정체될 때 성립하며, AI가 실질적인 이익 성장을 이끄는 지금은 그 전제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성장과 분산투자, 지금 제가 선택한 방식

    바이오 투자에서 쓴맛을 본 뒤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특정 산업에 대한 확신을 믿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번엔 예상 밖이었습니다. AI가 자동차, 신약, 로봇, 원자력 발전까지 전방위 산업에 설비투자 사이클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2차전지나 바이오처럼 한 섹터가 반짝 뜨는 것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라는 개념이 여기서 핵심입니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통장에 찍힌 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수치로, 경제의 실제 성장력을 반영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지금 AI 산업이 생산성과 GDP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실질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구간입니다. 이것은 과거처럼 인플레이션 때문에 명목금리가 오르는 것과는 다른 국면입니다. 골드만삭스 역시 AI 주도의 경제 구조 변화가 기존 경기 사이클 공식을 수정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출처: Goldman Sachs Global Investment Research).

    저는 현재 반도체 분야 우량주에 소액으로 들어가 있고,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시장만 고집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은 계속 있었습니다. AI 관련 ETF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여러 종목을 묶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로,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특정 산업의 성장에 올라탈 수 있는 수단입니다. 바이오 개별 종목에 집중해서 큰 손실을 본 제 경험상, ETF는 확신보다 구조를 믿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제 성향에 더 맞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 즉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처럼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 — 가 AI 연산을 위해 영업 현금흐름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가 반도체 수요를 지탱하고, 원전 건설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물 설비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 제가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물론 과도한 낙관은 경계합니다. 바이오 투자 때 "이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확신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몸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구조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이 맞다 하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방식은 우량주와 ETF 중심의 분산, 그리고 일정 비율의 현금 유지입니다. 앤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 초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 청산 이슈도 시장이 이미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어 예고 없이 충격이 오던 2년 전과는 다른 국면으로 보입니다.

    요약: AI는 특정 섹터 테마를 넘어 전방위 설비투자와 실질 GDP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이 구조를 이해하고 ETF·우량주 중심의 분산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지금 제가 선택한 방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금리가 5%를 넘으면 주식 시장은 무조건 떨어지나요?

    A. 일반적으로 금리 5% 이상은 위험 신호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시장을 들여다보니, 그 공식이 성립하려면 기업 이익이 정체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현재처럼 AI 주도로 기업 이익이 금리 상승폭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면에서는 단순히 금리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5%를 가볍게 볼 수는 없으니, 그 이상에서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Q. AI ETF에 투자하고 싶은데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나요?

    A. 저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바이오 투자 실패 이후 한동안 주식을 멀리했다가 다시 돌아온 입장에서 보면, 타이밍보다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으로 실물 설비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단기 테마와 다릅니다. 다만 개별 종목보다는 ETF로 분산하고, 한 번에 몰아넣기보다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제가 지금 취하는 방식입니다.

     

    Q.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터지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이 있나요?

    A. 2년 전처럼 시장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은행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렸을 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일본의 금리 인상을 90% 이상 확률로 이미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견된 악재는 충격 강도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고, 일본 기준금리가 이미 1% 수준에 올라와 있어 엔캐리 트레이드 잔액 자체도 줄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2년 전과 같은 급락 공포를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Q. 실질금리가 오른다는 게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

    A. 실질금리 상승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명목금리만 오르는 실질금리 상승은 경제에 부담입니다. 반면 경제 자체가 성장해서 실질금리가 올라가는 경우는 기업 이익 확대와 함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제가 보는 국면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GDP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실질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판단이고, 이것이 과거 인플레이션 주도의 금리 상승과 다른 이유입니다.

     

    결론

    바이오 투자에서 확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배웠고, 그 뒤에도 반도체 우량주와 AI ETF를 공부하면서 다시 한번 같은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는데 계속 투자해야 하는가. 제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금리 숫자 자체보다 금리가 오르는 이유를 먼저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AI가 전방위 설비투자와 실질 GDP 성장을 이끄는 지금의 구조가 유지된다면, 금리 상승만을 이유로 시장을 통째로 피하는 것은 과거 공식을 지금에 그대로 적용하는 오류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판단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경우엔 전체 포지션을 한쪽으로 몰지 않고, 반도체 우량주와 AI ETF로 분산하면서 일정 비율의 현금을 유지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큰 수익보다 오래 버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이오 투자 실패 이후 제가 찾은 현실적인 답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WPLZB0DKlE